스컬피로 얼굴 만들기

'스컬피로 얼굴 만들기' 작업을 공유하고자 합니다.


안녕하세요, 김태권입니다. 역사적으로 기억할 만한 사람 얼굴을 스컬피로 만들어 한겨레 신문에 글과 함께 연재하고 있어요.( http://www.hani.co.kr/arti/SERIES/805/ )

스컬피로 얼굴 만드는 과정을 여기서 공유해보고 싶어요. 제가 사실 초보라 기술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저보다 더 잘하시는 분께서 댓글로 '이건 이렇게 하면 더 잘되니 해보시라'고 적어주시길 기대하며 조심스럽게 올려봅니다. 스컬피 작업에 큰 관심 없으시더라도 제작 과정 타임랩스 비디오는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. (비디오 클립 올리는 방법만 익숙해지면 타임랩스 비디오도 많이 올리겠습니다.)


> 스컬피로 만든 로마 사람 카이사르 얼굴입니다. 글은 http://www.hani.co.kr/arti/opinion/column/901493.html 


만화가인 제가 어쩌다 사람 얼굴을 만들고 있는지 말씀드릴게요.

만화와 컬럼을 연재하던 한겨레 신문에서 제안을 받았습니다. "이번에 글과 그림을 함께 쓰는 지면이 한 바닥 비는데 당신이 해보지 않을래요?"

나는 사양했어요. "최호철 선생님과 유승하 선생님처럼 그림 엄청엄청 잘 그리는 분들이 하시던 지면이잖아요! 저처럼 그림 대충 그리는 사람이 하면 욕 먹어서 안돼요."

그래도 다시 제안하셔서 이렇게 대답했지요. "그럼 그림은 (최호철 선생님과 비교되니까) 자신없고, 사람 얼굴을 빚어서 올릴게요."

기자님이 물으셨어요. "아, 사람 얼굴은 잘 빚어요?"

"아니요! 안 빚어봤어요! 하지만 마감 때마다 빚어 올리면 그 정성을 봐서라도 욕은 덜 하겠죠."라고 대답했습니다.

>러시아의 예카테리나2세입니다. 사진은 청강대 교정에서 찍었어요. 글은 http://www.hani.co.kr/arti/opinion/column/899584.html 


아무튼 이런 수상한 사연으로 몇 년 째 일주일에 1~2개씩 사람 얼굴을 빚고 있습니다. 집에 2~3백개쯤 되는 얼굴이 쌓여있어 가족들이 부담스러워 하네요. "화장실 갈 때마다 전부 날 쳐다본다고!!"

처음에는 문구점에서 산 '종이죽'으로 만들다가 아무래도 잘 안되더라고요. 지점토, 석분점토, 흙을 거쳐 지금은 스컬피를 쓰고 있습니다. 스컬피의 가장 좋은 점은 뒷처리가 깔끔하다는 점 같아요. 걸음마 막 하는 작은아이가 작업실에 난입해도 후다닥 정리하고 물티슈로 손을 닦고 아이를 안고 나갈 수 있더군요. (실제로 자주 있는 일입니다...)


>미국 건국 당시의 유명한 논객 토머스 페인입니다. 청강대 교정에서 장미꽃과 함께 찍었어요. 글은 http://www.hani.co.kr/arti/opinion/column/896928.html 


연재를 시작하면서 배우게 된 '실전 조형'이라,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어요. 지금도 부족한 부분이 많을 거에요. 그래도 일단 실패담까지 곁들여 여기 작업을 올려보려 합니다. 잘 부탁드립니다. (어서 비디오 클립 올리는 법을 배워야할 텐데요...)